A-rong unni's Diary

아롱이와 아롱언니의 일상을 기록합니다.

언니의 일기/일상 기록

믹스견 아롱이와 아롱언니의 시작

아롱언니 2023. 2. 11. 20:06

아롱이는 올해 14살입니다. 만으로 하면 13살인데, 정확한 생일은 알지 못해 애매하긴 하네요 ㅎㅎ 

11년도에 가족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당시 아롱이는 2살 정도 되었다고 전해만 들었습니다. 아, 아롱이 견종이 무엇인지 궁금하실 텐데요. 아롱이는... 글쎄요. 말티즈 치고는 덩치가 크고 귀도 크고 머즐이 튀어나오고 털이 곱슬거리고, 그렇다고 푸들이라고 하기엔 털이 더 복슬거려야 할 것만 같고 푸들보단 다리가 짧은 거 같고... 결론은 아롱이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믹스견입니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 개와 살던 아롱이는 사실 외할머니가 적적해하실까 봐 외삼촌이 데리고 온 아이였어요. 젊은 시절 사시던 시골 동네에 흔하게 있던 진돗개가 익숙하신 할머니는 하얗고 털이 긴 아롱이를 보시더니 '나는 큰 개가 좋아.'라고 대답하셔서 모든 가족들이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외삼촌 품에 안겨있던 아롱이는 자연스럽게 외할머니집 옆에 살던 우리의 품으로 와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말씀은 그렇게 하셨지만 아롱이와 함께 외할머니댁을 방문할 때 마다 아롱이를 참 예뻐하셨습니다. 조용하고 착하고 순하거든요ㅎㅎ (너무 착해서 탈입니다...)

 

아롱이와 함께한지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제가 나이를 먹은 만큼, 아롱이도 나이를 먹으니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약 5년 전 허리디스크로 시작한 병원 방문은, 가장 최근에는 비장 적출술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아롱이가 아플 때 마다 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습득했습니다. 치료 방법, 가격, 먹는 것, 영양제 등등 수많은 정보들 중에 제게 필요한 정보만 걸러내는 것 또한 제가 할 일이었죠. 특히 비장 적출술을 결정했을 때에는 다른 질병에 비하면 정보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소중한 기록을 남겨주신 몇몇 집사님들 덕분에 저와 아롱이 또한 무사히 투병 기간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 

 

생각해 보니 저와 같은 고민을 했던, 할, 하실 집사님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얕게나마 꾸준히 아롱이와 저의 이야기를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이 글들이 저와 아롱이에게도 그리고 집사님들의 소중한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로 저는 오늘의 마지막 할 일, 아롱이와의 산책을 다녀와야겠네요. 오늘도 모두 무탈한 하루 보내셨길 바랍니다. 아롱아, 오늘 하루도 너는 나에게 참 소중한 존재였단다. 사랑해!